할아버지가 두 살배기 아이의 손을 꼭 잡고 횡단보도를 건넙니다.
불편한 몸인데도 지팡이를 쥔 손에 어린이집 가방까지 들고, 아이가 다칠까 봐 차가 오는지 꼼꼼히 살핍니다.
하지만 이 할아버지는 보호자가 아니었습니다.
딸의 부탁으로 외손주를 데리러 갔다가 다른 어린이집에서 엉뚱한 아이를 데려간 겁니다.
[신성래 / 전남 광양경찰서 수사과장 : 외손주 이름하고 피해자 이름하고 거의 비슷했습니다. 어린이집에서는 비슷한 어린이를 할아버지가 데리러 오니까 (맞는) 어린이인 줄 알고 내보냈는데….]
저녁 6시 반쯤 어린이집에서 나와 250m 떨어진 딸의 집까지 아이를 데려갔던 78살 최 모 할아버지는 아이가 사라진 걸 안 부모의 신고로 한 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습니다.
할아버지는 가족도 몰랐던 치매로 어린이집을 잘못 찾아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.
어린이집은 보호자에게 확인도 하지 않고 처음 보는 노인에게 아이를 넘겼습니다.
[신성래 / 전남 광양경찰서 수사과장 : 어린이집은 딱히 처벌 규정이 없고요. 부모한테 인계할 때는 인적사항을 반드시 확인하고 그래야….]
어린이집의 소홀함에 두 아이와 가족 모두 아찔해야 했지만, 아픈 할아버지만 경찰에 입건됐습니다.
취재기자: 이정미
영상편집: 김종태
화면제공: 전남 광양경찰서
자막뉴스: 박해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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